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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마다 노화 속도 다르다"... 혈액 단백질 분석으로 40종 세포 나이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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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여도 어떤 사람은 뇌가, 어떤 사람은 근육이나 면역세포가 먼저 늙는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실제 세포마다 노화 속도가 달라 혈액 속 단백질을 분석하면 어떤 세포가 빨리 늙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컨대 특정 세포의 노화 정도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이나 루게릭병(als), 폐암 등의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장기 단위의 노화 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는 혈액 검사만으로 세포의 노화를 알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6만 542명에게서 측정한 7,000여 종의 혈액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해 각각 어떤 세포에서 유래했는지 분류했다. 이후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반 기계학습 모델을 이용해 신경(뇌세포), 면역(면역세포), 신경교, 내분비, 상피 세포 및 근골격계(근육세포) 등 40종이 넘는 세포별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에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연구를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백체 데이터 베이스(gnpc)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등 대규모 코호트 자료가 사용됐다.

분석 결과, 특정 세포가 빠르게 늙은 사람일수록 여러 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전체 참가자의 약 24%는 특정 세포 한 종류에서만 빠른 노화가 나타났고, 약 1~3%는 10개 이상의 세포에서 동시에 노화가 가속된 상태였다. 반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여러 세포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생물학적 나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흡연과 비만이 동시에 있는 경우, 여러 세포에서 노화가 광범위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뇌 속 '성상세포(astrocyte)'의 노화를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성상세포는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별 모양의 신경교세포다. 과거 성상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청소하거나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보조 세포로 여겨졌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뇌 기능을 유지하고, 면역 반응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상세포가 매우 빠르게 늙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젊은 성상세포를 가진 사람보다 약 12.6배 높았다. 반대로 성상세포가 젊은 상태를 유지한 사람은 치매 위험이 60% 이상 낮아졌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과 근육세포 노화의 연관성도 두드러졌다. 골격근 세포가 매우 빠르게 늙은 사람은 als 발생 위험이 최대 12.7배 높았다. 연구팀은 "일부 환자에서 근육 노화 신호가 실제 진단보다 수년 먼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몸속에서 질병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폐암 위험 역시 폐포세포 노화와 밀접하게 연결됐다. 흡연자 가운데 폐의 호흡상피세포 노화가 심한 경우 폐암 위험은 일반 흡연자보다 58% 더 높았다. 연구팀은 "손상된 폐세포가 회복 능력을 잃으면 암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토니 뷔스-코레이(tony wyss-coray)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화가 단순히 '나이가 드는 현상'이 아니라 질병 발생과 직결되는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특정 세포가 노화했을 때 질병 여부뿐만 아니라, 회복력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plasma proteomic signatures of cellular aging predict human disease: 세포 노화의 혈장 단백질 신호가 인간 질병을 예측한다)는 2026년 6월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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